라모스 前대통령 "한국은 필리핀의 모델"

posted Jun 23,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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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 노병들> 라모스 前대통령 "한국은 필리핀의 모델"

 

피델 라모스 전 필리핀 대통령
피델 라모스 전 필리핀 대통령
(하노이=연합뉴스) 김권용 특파원 = 한국전쟁에 참전한 피델 라모스 전 필리핀 대통령은 23일 한국이 전쟁의 참화에서 벗어나 선진국 반열에 오른데 대해 한국인 모두 자긍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라모스 전 대통령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한국의 성공 스토리는 훌륭한 국민 모두의 희생에 따른 것이라면서 필리핀 참전용사들 역시 빠른 시일안에 눈부신 발전을 이룬 한국에 '자유의 투사'로 공헌한 사실에 모두 기뻐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제뉴스부 기사 참조>> 2013.6.23 kky@yna.co.kr

 

 

"필리핀 참전용사, 한국 발전 공헌에 보람"

 

(하노이=연합뉴스) 김권용 특파원 = "저는 신장이 하나밖에 없는 몸으로 한국전쟁에 참전해 평화를 위해 싸웠습니다. 병으로 신장을 잃거나 기증한 사람들에겐 저의 참전 경험을 들려주며 자신감을 심어주었습니다."

 

한국전쟁 당시 필리핀군 제20대대 수색중대 소대장으로 참전한 피델 라모스(85) 전 필리핀 대통령은 23일 연합뉴스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미 웨스트포인트육군사관학교 졸업 직후인 1950년 6월 결핵으로 한쪽 신장을 절제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라모스 전 대통령은 미 육군 월터리드병원에서 신장 절제수술을 받은 지 얼마 되지 않아 한국에 전투병으로 자원, 참전했다.

 

필리핀 정부가 당시 미국과 영국에 이어 한국에 파견한 지상군 약 7천420명의 장병 가운데 1명이었다.

 

지난 1952년 1월 전선에 배치된 그는 한국의 혹독한 겨울 날씨와 치열한 전투를 겪었다.

 

그해 5월에는 강원도 철원의 '이어리(Eerie) 고지'에서 벌어진 중공군과의 전투에서 10여 명을 사살하고 벙커를 파괴하는 전공을 세웠다.

 

당시 무훈으로 이승만 당시 대통령으로부터 부대 표창을 받기도 했다.

 

라모스 전 대통령은 무려 60년이 넘는 기나긴 세월이 흘렀지만 수많은 피난민이 서울 주변과 38선 이북에서 십자포화에 갇혔던 당시의 참상을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한다고 털어놨다.

 

그는 당시 한국인들의 극심한 고통을 보며 이들에게는 미래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국은 이후 전쟁의 참화와 빈곤에서 탈피, 수출 주도형 산업화를 거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 선진국 반열에 오른 뒤 2010년에는 G20(주요20개국) 정상회의를 개최했다며 한국인들은 모두 자긍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한국의 성공 스토리는 일부 뛰어난 가문이나 강력한 지도자뿐만 아니라 훌륭한 국민 모두의 희생에 따른 것이라는 진단을 내놨다.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필리핀 장병들 역시 전쟁의 참상을 딛고 이른 시일 안에 눈부신 발전을 이룬 한국에 '자유의 투사', '민주주의의 수호자'로 공헌한 사실에 모두 기뻐하고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라모스 전 대통령은 한국이 지난 65년간 걸어온 생존 투쟁과 비핵화 노력, 통일을 향한 여정은 경이롭다며 현재 발전 과정을 밟고 있는 필리핀이 본받아야 할 모델 국가라고 찬사를 보냈다.

 

또 한국의 성공 스토리는 여전히 끝나지 않았지만 '공동의 선(善)'과 국가발전을 위한 인내와 근면, 애국심의 관점에서 볼 때 이미 다른 개도국들이 배워야 할 성공 신화가 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중국과 일본의 분쟁, 필리핀과 베트남, 중국 등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회원국들이 얽혀 있는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이 진행되고 있지만 이보다 더 심각한 위험은 한국과 미국을 상대로 끊임없는 핵위협을 가하는 북한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1992년부터 6년간 대통령을 지낸 그는 한반도의 평화 정착과 비핵화를 둘러싼 문제들이 해결되지 않아 모두가 우려하고 있다며 관련 국가들의 지원과 외교를 통해 남북, 북미간의 대결 국면을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kky@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6/23 06:03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