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철열사 고문치사사건, 검·경이 다른 실황조사서(얼굴없는 현장검증)

posted Apr 08,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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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철열사 고문치사사건, 검·경이 다른 실황조사서(얼굴없는 현장검증)

박상옥 대법관 후보자, 경찰조사 허술성 비교점검조차 안해

박완주 의원“경찰수사결과 원점 재검토한다는 자세로 수사했다는 후보자말은 거짓말”

 

[최혜빈 기자/스포츠닷컴]

 

박상옥 대법관 후보자가 박종철열사 고문치사사건 시 경찰수사의 허술함을 밝혀내지 못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새정치민주연합 대법관 후보자 인사청문위원인 박완주 의원(사진, 천안을)이 경찰과 검찰이 각각 실행한 실황조사서를 비교검토한 결과 욕조의 재질, 크기 등 기본사항조차 달랐지만, 박상옥 대법관 후보자는 이를 검찰 수사과정에서 전혀 파악하지 못해 무능함을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박종철열사가 고문받았던 대공2부 청사 9호 조사실을 경찰에서는 87년 1월 17일, 검찰에서는 1월 23일 각각 실황조사를 했다. 이미 경찰의 실황조사서에는 변사자의 사망전 상황에 대해 “본 조사 당시에는 가해자로 추정되는 경위 조한경과 경사 강진규를 참여시키지 않아서 변사자가 사망전에 행동한 상황이나 위 조한경, 강진규가 변사자에게 한 행동 등에 대하여는 설명을 동인들로부터 듣지 못하였다”고 되어있는 등 ‘얼굴없는 현장검증’이라는 비난을 받은 바 있을만큼 두 실황조사 모두 허술하기 짝이 없었다.

 

박상옥 후보자는 국회에 제출한 답변서에서 “후보자를 비롯한 서울지검 형사2부의 수사팀은 경찰의 수사결과를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사건을 원점에서 재검토한다는 자세로 수사에 임했다”고 답변했으나, 경찰수사에서 누가 보더라도 허술한 문제점을 세 가지나 밝혀내지 못한 무능을 드러냈다.

 

우선 경찰의 실황조사서에서는 욕조의 모양을 ‘길이 1.2미터, 넓이 77센티미터, 높이 77센티미터의 쑥색 얼룩무늬 프라스틱 제품욕조’라고 쓰여 있었고, 검찰의 실황조사서에는 ‘욕조의 구조: 인조대리석 제품, 가로 123센티미터, 세로 74센티미터, 바깥높이 57센티미터, 안쪽높이 47.6센티미터, 욕조턱 폭이 좌측 7센티미터, 가운데 6.5센티미터, 우측 8센티미터’로 쓰여있어 확연히 달랐다.

 

박종철 열사는 욕조턱에 경도가 압박당해 질식사한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에 욕조의 구조는 중요증거자료임에도 불구하고 경찰의 실황조사서가 기본적 사실관계를 허술하게 쓰여 있었던 것이다. 특히 박상옥 후보자는 검찰의 실황조사 당시 직접 현장에 방문했다.

 

두 번째로 경찰이 실황조사를 했던 당시인 1월 17일에는 조한경이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던 중이었고 조한경, 강진규 등 둘이 물고문을 했다는 진술은 1월 18일에 처음 나옴에도 불구하고, 실황조사서에 첨부한 욕조사진에 그림으로 그려 넣어 조사도 전에 고문경찰관 2명으로 단정지었던 것으로 보인다. (참고1)

 

세 번째, 경찰도 검찰도 조사실을 방문했던 것 뿐 실제 물고문을 어떻게 했는지 현장검증을 해보지 않고 경찰은 그림으로, 검찰은 고문피해자 역할의 한 사람이 욕조 앞에 무릎을 꿇어보고 욕조턱에 경부를 대보는 등의 행위만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참고2)

 

박완주 의원은 “검찰에서 직접 나가 실황조사를 한 당사자로서 경찰의 실황조사서가 기본사실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점을 알아채고, 고문경찰관 2명이라는 경찰조사 자체도 의문을 가졌어야 한다”고 지적하며, “그런데 박상옥 후보자는 ‘경찰수사결과를 원점에서 재검토 한다는 자세로 수사에 임했다’고 근거없는 자신감을 드러냈지만 경찰수사결과보다 더 밝혀낸 것은 단 하나도 없었다”고 말했다.

 

박완주 의원은 또 “모든 자료를 종합해 읽다보면, 박상옥 후보자는 패기넘치는 젊은 시절 역사적 사건에 대한 수사에서도 무능을 드러냈는데 대법관으로서 ‘국민권리를 구제하고 사회적 갈등을 해소하는 임무를 띠는 자리’에 적합한지 대단히 의문이 든다”고 비판했다.

 

 

(참고) 경찰 및 검찰의 실황조사서 중 사진

 

 b1.jpg

 

(참고) 1. 경찰측 실황조사서 (1987.1.17.)

 

b2.jpg  

(참고) 2. 검찰측 실황조사서 (1987.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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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혜빈 기자 chb050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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