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마다야, 유엔,국제기구 식량공급에도 5명 굶어죽어
지난 11일부터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와 국제적십자위원회(ICRC)등 국제 기구가 시리아 마다야에 식량을 2차례 지원했지만 아사자 5명이 추가로 발생했다. 18일 미국 ABC방송 등에 따르면 구호 물자가 공급된 뒤 한 주 동안 마다야에서 아사자 5명이 추가로 나왔다. 마다야 현지 구호 단체는 지난 달에만 32명이 굶어 죽었다고 전했다. 시리아 반군이 점령한 마다야는 지난해 7월부터 정부군이 포위했다.
정부군은 4만2000여 명이 사는 마다야의 인적·물적 통행을 막고 있다. 물자 공급이 끊긴 마다야 주민들은 풀을 뜯어 수프를 끓이거나 개·고양이 등 동물을 잡아먹으며 연명했다. 주민들은 극심한 배고픔에 허덕였고 아사자도 속출했다. 유엔에 따르면 현재 마다야 지역에서는 비스킷 한 조각이 15달러(약 1만8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아기들이 먹는 분유는 1㎏에 313달러(약 38만 원)나 한다.
수십 명의 환자는 마다야 밖에서 특별 응급 조치를 받아야만 목숨을 건질 수 있다고 유엔은 지적했다. 현재까지 유엔과 시리아 아랍 적십자사가 마다야 밖으로 대피시킨 환자는 10명에 그친다. 현지 구호 단체가 중태에 빠진 환자 18명을 마다야 밖으로 옮겨야 한다고 시리아 정부에 요청했지만 허용되지 않았다. 국경없는의사회(MSF) 관계자는 생명이 위태로운 환자 대부분이 극심한 영양실조 상태이며, 음식만 공급한다고 해서 이들을 살리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갑자기 많은 양의 음식을 빨리 먹으면 환자의 상태가 악화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마다야의 어린이는 트라우마 증세와 심각한 행동장애를 앓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통행이 제한돼 부모와 떨어진 많은 아이들에게 문제가 생긴 것이다. 유엔은 치료가 시급한 어린이들을 마다야 밖으로 대피시킬 수 있게 허가해달라고 시리아 정부에 요청했다. 마다야 소재 학교의 책걸상은 땔감으로 쓰였고, 검문소에 있는 군인들이 성범죄를 저지른다는 증언도 나왔다.
유엔은 지난주 마다야를 방문한 현지 활동가의 말을 인용해 이 지역에 지뢰가 깔렸다는 소식도 전했다. 주민들이 밖으로 도망가지 못하게 한 조치다. 그럼에도 많은 주민들이 먹을거리를 찾아 마다야를 빠져나가려는 시도를 계속하고 있다. 지뢰가 터져 일부 주민들이 팔과 다리를 잃은 사례도 발견됐다. 유엔에 따르면 마다야처럼 시리아 주민들이 갇힌 지역은 15곳에 이른다. 이곳에 살고 있는 인구를 모두 합치면 45만 명 가량이다. 일부는 반군이 점령한 지역을 정부군이 포위했지만, 정부군이나 극단 이슬람 무장조직이 점령한 곳도 있다.
권맑은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