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80시대 대중문화 속 '낭만 광대' 이야기

posted Oct 21,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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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낭만광대 전성시대'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시인이자 언론인인 오광수 씨가 6080시대 대중문화를 돌아보는 추억 에세이 '낭만광대 전성시대'를 출간했다.

1986년 동인지 '대중시'에 작품을 발표하며 문단에 나온 저자가 경향신문에서 대중문화 기자로 오랜 시간 일하며 보고 듣고 느낀 6080시대 대중문화 현장의 '낭만광대'들의 이야기다.

'조용필과 아날로그 시대의 대중문화 사수기'란 부제가 붙은 책은 4부로 나뉘어 있다.

1부 '진격의 거인 조용필'에서는 30여 년간 호형호제하며 지낸 조용필과의 만남과 일화 등을 실었다. 평범한 아이 조용필이 음악을 위해 가출한 일, 비틀스를 꿈꾸며 기지촌에 몸담은 청년 시절, '돌아와요 부산항에'의 히트와 대마초 파동, 1980년대를 관통한 '창밖의 여자' 등 그의 인생 기록이 펼쳐진다.

2부 '낭만광대의 시대'에서는 불멸의 코미디언들과 흑백 TV 시대 국민 드라마·작가, 잡지와 만화 등을 조명했다. 저자가 처음 만난 연예인인 장소팔과 고춘자부터 한국의 찰리 채플린으로 불린 코미디언 서영춘, '비실이' 배삼룡과 '땅딸이' 이기동, '막둥이' 구봉서, '못생겨서 죄송했던' 이주일에 이르기까지 전설들의 발자취를 엿본다.

또 3부 '노래가 인생에게 물었다'에서는 국내 록 음악의 대부 신중현 사단을 비롯해 남진·나훈아 등 6080 시대를 풍미한 가수들, 김민기·한대수·양병집 등 3대 저항 가수들과 정권에 짓밟힌 금지곡, 음악 다방 황제였던 DJ와 매니저들의 일상까지 가요계의 애환과 현상을 다뤘다.

마지막 4부 '그 많던 영자는 어디로 갔을까'에서는 당대 영화와 스크린 스타들의 이야기를 한다. 여배우의 고유명사이던 김지미, 트로이카 문희·남정임·윤정희, 1970년대 스타 이소룡 등의 활약상을 소개했다. '정인숙 피살사건', '박동명과 7공자 사건' 등 세상을 뒤흔든 스캔들을 통해 정치권력과 자본권력이 부린 횡포도 꼬집었다.

저자는 이 책에서 낭만의 이름으로 노래하고 연기하면서 팬들과 함께 한 광대들이 있었기에 오늘날 한류라는 이름으로 세계적인 문화 상품이 탄생했다고 강조한다.

그는 프롤로그에서 "사람 사는 세상의 이야기를 하려 했고 정치권력이 한 인간 혹은 시대를 어떻게 난도질했는지 보여주고 싶었다"며 "더불어 대중문화가 우리네 삶의 당의정이나 조미료 역할을 넘어서 시대정신을 만들어가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점도 강조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세상의아침. 312쪽. 1만4천원.

mimi@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10/21 06:00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