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총리, '석탄 게이트' 정면돌파 의지 표명

posted Oct 26,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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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모한 싱 "숨길 게 하나도 없으니 조사 받겠다"

 

(뉴델리=연합뉴스) 유창엽 특파원 = 만모한 싱 인도 총리가 정부의 석탄채굴권 임의배분 의혹 사건인 이른바 '석탄 게이트'를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고 나섰다.

 

싱 총리는 24일(현지시간) 러시아 및 중국 방문일정을 마치고 귀국하는 전용기에서 취재진에게 "나는 법 위에 있는 인물이 아니다"며 "나는 숨길 게 전혀 없는 만큼 인도중앙수사국(CBI)이 조사할 게 있다면 조사를 받겠다"고 밝혔다고 인도언론이 25일 보도했다.

 

그가 석탄 게이트와 관련해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런 언급은 CBI가 최근 인도 알루미늄 압연업체인 '힌달코'의 회장 쿠마르 만갈람 비를라와 P.C. 파라크 전 석탄부 차관을 공모혐의 등으로 입건한 뒤 나왔다.

 

파라크는 재임 당시인 2005년 인도 동부 오디샤주의 한 탄광채굴권을 다른 업체에 배분키로 한 석탄부 산하 위원회의 결정이 나왔으나 비를라 회장과 만난 뒤 결정을 뒤집어 힌달코에 탄광채굴권을 준 혐의를 받고 있다.

 

CBI는 싱 총리가 석탄부 장관 직무대행을 겸임하던 2004년 7월부터 2년여동안 탄광 57곳의 채굴권을 투명한 절차없이 민간업체에 나눠줘 330억 달러(35조원)의 국고손실을 끼쳤다는 감사원 보고서가 나온 작년 8월 이래 수사를 벌이고 있다.

 

비를라 외에 다른 재계 인사들도 이미 입건된 상태다.

 

파라크는 CBI 조치에 불만을 표출하며 결재라인이 있었던 싱 총리도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싱 총리는 또 석탄 게이트와 같은 사건으로 자신이 10년 가까이 재임해오며 쌓아온 업적이 훼손되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그것은 역사가 판단할 문제고 나는 내 임무를 수행할 뿐"이라면서 "총리직을 흔들림 없이 수행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2008년에 터진 2세대 이동통신 사업권 헐값 매각 의혹사건 등 각종 스캔들과 물가상승 등으로 제1야당 인도국민당(BJP) 총리후보인 나렌드라 모디의 지지도가 오르고 있다는 일각의 평가를 일축하면서 "2014년 5월 총선결과는 국민회의당이 패배할 것이라고 보는 이들을 깜짝 놀라게 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싱 총리의 이번 발언은 최근 여당인 국민회의당이 인도국민당에 밀리는 여론조사 결과가 잇따르는 가운데 석탄 게이트에 대해 계속 어정쩡한 입장을 유지하면 다음달로 예정된 델리주(州) 등 5개 주 하원선거는 물론 내년 총선에서 여당이 불리할 것이라는 판단에서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고 현지언론은 전했다.

 

yct9423@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10/25 14:23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