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년 만에 남한 3분의2 면적 확대…마라도·홍도 남방 영공도 포함
미·중·일에 사전 설명…"주변국, 과도조치 아니라고 공감"
美 "한국의 노력 평가"…中·日 언론, 안보불안 요인 지적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김호준 기자 = 정부는 8일 제주도 남단의 이어도까지 확대한 새로운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을 선포했다.
국방부는 이날 "대한민국 정부는 군 항공작전의 특수성, 항공법에 따른 비행정보구역(FIR)의 범위, 국제관례 등을 고려해 KADIZ 범위를 조정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국방부는 "새로운 방공식별구역은 기존 KADIZ의 남쪽 구역을 국제적으로 통용되고 인접국과 중첩되지 않은 '인천 비행정보구역(FIR)'과 일치되도록 조정됐다"면서 "이 조정된 구역에는 우리 영토인 마라도와 홍도 남방의 영공, 그리고 이어도 수역 상공이 포함됐다"고 발표했다.
-
- 정부, 새 방공구역 선포…이어도·마라도·홍도 포함
- (서울=연합뉴스) 정부는 8일 제주도 남단의 이어도까지 확대한 새로운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을 선포했다. 국방부는 이날 "새로운 방공식별구역은 기존 KADIZ의 남쪽 구역을 국제적으로 통용되고 인접국과 중첩되지 않은 '인천 비행정보구역(FIR)'과 일치되도록 조정됐다"면서 "이 조정된 구역에는 우리 영토인 마라도와 홍도 남방의 영공, 그리고 이어도 수역 상공이 포함됐다"고 발표했다. 사진은 8일 국방부가 발표한 새로운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 2013.12.8 << 국방부 >> photo@yna.co.kr
정부는 동·서해 KADIZ는 그대로 두고 거제도 남쪽과 제주도 남쪽의 KADIZ를 인근 FIR과 일치시키는 형태로 조정했다. 기존 KADIZ보다 늘어난 면적은 남한 면적의 3분의 2 수준으로 알려졌다.
국방부는 "이번 방공식별구역 조정은 국제 항공질서 및 국제규범에 부합하는 것으로서, 민간항공기 운항에 제한을 가하지 않으며, 주변국의 영공과 해당 이익도 침해하지 않는다"면서 "정부는 오늘 발표에 앞서 관련국들에 사전 설명을 충분히 했다"고 밝혔다.
-
- 정부는 8일 제주도 남단의 이어도까지 확대한 새로운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을 선포했다. 사진은 지난 2일 해군 율곡이이함이 종합해양과학기지가 있는 이어도 해역에서 해상경계작전을 수행하고 있는 모습. << 연합뉴스 DB >>
- 정부는 8일 제주도 남단의 이어도까지 확대한 새로운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을 선포했다. 사진은 지난 2일 해군 율곡이이함이 종합해양과학기지가 있는 이어도 해역에서 해상경계작전을 수행하고 있는 모습. << 연합뉴스 DB >>
이날 발표는 제주도 남단의 KADIZ와 일부 중첩되고 우리 관할수역인 이어도가 포함된 방공식별구역(CADIZ)을 중국이 지난달 23일 일방적으로 선포한 지 15일 만에 나왔다.
국방부는 "새로운 KADIZ는 관보 및 항공 고시보를 통한 고시 절차와 전파에 걸리는 시간을 고려해 7일간의 준비기간을 둬 오는 15일 효력이 발생하도록 고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
- <그래픽> 새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 확정
- (서울=연합뉴스) 반종빈 기자 = 정부는 8일 제주도 남단의 이어도까지 확대한 새로운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을 선포했다. 이에 따라 KADIZ는 1951년 3월 미 태평양공군이 중공군의 공습을 저지하기 위해 설정한 이후 62년 만에 조정됐다. bjbin@yna.co.kr @yonhap_graphics(트위터)
국방부는 지난 6일까지 국방 및 외교채널을 통해 미국, 중국, 일본 등에 수차례 사전 설명을 끝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미측에는 한미연합사령관, 주한미국 대사를 통해 사전에 설명이 됐고, 중국과 일본은 무관채널과 외교채널 등을 통해 수차례 사전 설명이 이뤄졌다"면서 "국가별로 반응은 달랐으나 우리 측 조치가 국제규범에 부합하고 과도한 것은 아니라는 점에 모두 공감했다"고 설명했다.
젠 사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한국 정부의 새 KADIZ 선포 직후 논평을 통해 "우리는 한국이 미국과 일본, 중국 등 주변국들과의 사전 협의를 통해 책임 있고 신중한 방식으로 이번 조치를 추구한 것을 높게 평가한다"고 밝혔다.
-
- <그래픽> 공중급유기 급유 전·후 작전시간
- (서울=연합뉴스) 반종빈 기자 = 8일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 확대를 선포한 것에 따라 이 구역에 불시에 들어온 항공기를 감시·식별하는 군사능력과 원거리 투사 전력을 확보하는 것도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현재 KF-16 전투기에 연료를 가득 채우면 독도에서 10여분, 이어도에서 5분가량만 작전할 수 있다. F-15K도 독도에서 30여분, 이어도에서 20여분 밖에 작전할 수 없다. 공군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공중급유기 4대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bjbin@yna.co.kr @yonhap_graphics(트위터)
신화통신과 중국신문망 등 중국 매체들은 KADIZ 확대 소식을 긴급보도하면서 특히 한중 간 분쟁지역인 이어도가 포함됐다는 점을 부각했다.
일본 교도통신은 "이어도 주변 상공은 일·중·한 세 나라의 방공식별구역이 겹치는 형태가 돼 운용을 둘러싸고 지역의 불안정성이 커질 것 같다"고 보도했다.
한편 중국이 일방적으로 선포한 방공식별구역(CADIZ)을 통과하는 우리 민간 항공사가 비행계획을 사전 통보하는 문제와 관련, 국방부는 "중국 방공식별구역에 대한 정부의 기존 입장은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정부의 한 관계자는 "다만, 민간 항공사가 항공기 운항 안전에 필요한 조치를 스스로 할 수 있다고 보며 관련 부처에서 이를 검토할 것으로 본다"고 언급, 민항기 운항 정보의 사전 중국 통보 가능성을 시사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방공식별구역을 확대하면서 항공사가 중국에 비행계획을 통보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관계부처와 협의하고 있다"면서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 며칠 안에 협의를 마무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threek@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12/08 18:19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