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불복 선언· '선친 전철' 발언 파문…정국 급랭

posted Dec 09,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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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조
양승조 "朴대통령, 선친 전철 밟을 수 있어"
(서울=연합뉴스) 배재만 기자 = 양승조 민주당 최고위원(왼쪽)이 9일 오전 국회 당대표회의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이 중앙정보부에 의해 암살된 사실을 언급하고 있다. 2013.12.9 scoop@yna.co.kr http://blog.yonhapnews.co.kr/f6464

 

'장하나 불복선언' 이어 양승조 "朴대통령, 선친 전철 가능성"

與 "양승조 의원직 사퇴해야"…장하나도 의원직 제명 검토

 

(서울=연합뉴스) 이승우 기자 = 민주당 장하나 의원의 '대선 불복 선언'에 이어 민주당 지도부인 양승조 최고위원이 박정희 전 대통령 암살 사실을 언급하며 박근혜 대통령도 선친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고 말해 파문이 일고 있다.

 

새누리당은 격앙된 반응 속에 양 최고위원에게 당장 의원직을 사퇴하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아울러 새누리당은 장 의원에 대해서도 국회 윤리위원회 제소 방침을 확정하고 의원직 제명안 제출까지 검토하면서 '4자 회담' 타결로 가까스로 안정을 찾아가던 연말 정국이 다시 빠르게 얼어붙고 있다.

 

양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은 '중정(중앙정보부)'이란 무기로 공안통치와 유신통치를 했지만, 자신이 만든 무기에 의해 암살당하는 비극적 결과를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박 대통령은 박 전 대통령의 교훈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하는데, 국정원을 무기로 신공안통치와 신유신통치로 박 전 대통령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경고를 새겨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권에서는 양 최고위원의 발언이 지난 7월 민주당 홍익표 전 원내대변인의 박 대통령을 겨냥한 '귀태(鬼胎.태어나지 않아야 할 사람) 후손' 발언보다 더 수위가 센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어 매우 강경한 대응이 예상된다.

 

특히 전날 장 의원이 대선 결과 불복을 '공식 선언'하고 박 대통령의 즉각 사퇴를 요구한 여파가 채 가시기도 전에 양 최고위원의 돌출 발언이 터져 나오면서 정국이 다시 거센 격랑 속으로 빠져드는 형국이다.

 

새누리당 김태흠 원내대변인은 구두논평에서 "민주당이 대선 한풀이로 금기를 넘는 일이 자주 있었지만, 양 최고위원의 발언은 국민과 국가원수에 대한 모독"이라면서 "양 최고위원은 즉각 국민과 대통령에게 사과하고, 의원직을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대선불복 선언하는 장하나 의원
대선불복 선언하는 장하나 의원
(서울=연합뉴스) 민주당 비례대표 초선인 장하나 의원이 8일 지난 18대 대통령선거를 부정선거라고 규정하고 대선 결과 불복을 선언하며 내년 지방선거에서 보궐선거 할것을 주장하는 피케팅을 하고 있다. 2013.12.8 << 장하나 의원실 >> photo@yna.co.kr

 

최경환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에 대해 "당 대표의 공식 사과와 함께 장 의원에 대해 출당 또는 제명 조처를 해야 대선 결과에 승복한다는 진정성을 인정받을 것"이라며 "장 의원을 즉시 윤리위에 제소하고 국회 차원의 징계 절차에 착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오후 긴급 의원총회를 열어 양 최고위원과 장 의원의 국회 징계 문제를 포함한 대응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민주당 지도부도 곤혹스럽다는 반응이다.

 

전날 장 의원의 '불복 발언'을 진화하느라 부심하는 상황에서 이번엔 당 지도부의 일원이 대통령의 '불행한 가족사'까지 거론하며 직격탄을 날리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새누리당의 총공세에 일단 대응을 자제하면서 상황을 잠시 지켜보는 모습이다.

 

그러나 이석현, 정청래 의원 등은 장 의원의 발언을 옹호하고 나서는 등 강경파들은 지도부와 다른 기류를 보이고 있어 민주당 내부에서도 논란이 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 문제를 언급해 괜히 이슈를 키우는 것은 좋을 게 없다는 판단 아래 대응 방안을 고민 중"이라며 "장 의원 등의 행동이 옳지 않았다는 데 대부분 공감하나 당내 기류를 고려하면 섣불리 대응하기 어렵다"고 털어놨다.

 

leslie@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12/09 11:41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