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산책] 재미시인 석정희의 시 ‘여행 중의 비늘조각 모음’

posted Sep 01,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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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산책]

                              재미시인 석정희의 시 여행 중의 비늘조각 모음



석1.jpg


 

코로나19’가 지구의 세태를 바꿔 놓았다.

사람들의 심성이 이럴때일수록 자연과 가까이 하고, 자연에게서 배워야하는 시기이다.


석정희 시인은 미국 L.A에서 활동하고 있는 시인이다.

석 시인의 작품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싶이 서정적이면서 자연과 사람의 조화를 미학적으로 아름답게 표현한 서정문학의 정수라고 평한 바 있다.


드넓은 미국 대륙도 코로나 여파로 난리인데 코로나가 오기 전, 석정희 시인이 미국 각지를 여행하며 쓴 시를 감상하면서 그녀의 문학에서 세계의 불안함을 위안받을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여행 중의 비늘조각 모음

 

                       석정희

 

<데스 밸리>

 

이 들판이!

왜 죽음의 골짜기라 불리우는가

바람의 무덤이

삶의 앙금이 되어 가라앉아

떠낼 수 없는 어제가

누워있어서 아닐까

물음표만 찍는다

 

<라스베가스>

 

하다하다 못해

여기까지 왔구나

사막을 건너던 무리의

오아시스도 아닌

놀랍고 낯설어 황당한

세상 속에

별똥별 하나 버려져 있다

 

<세도나>

 

햇빛도 멈춰 있기만 한 듯

깍아지른 바위산 틈으로

들여다보는 건너편이

더욱 환하다

시험관 속에 내가 들어 있다

 

<멕시코>

 

챙 넓은 모자를 쓴

마리아치의 구슬픈 가락

햇볕을 가린게 아닌

누군가에 부끄러워

저렇겠구나

가락에 담긴 어제가

아직도 살아서

길손의 가슴을 부채질한다

 

<솔뱅>

 

바다도 얼음바다

바다를 누비던

바이킹의 후예들

닻을 내인 뭍,

거친 파도 넘나던

기품 바람에 실어

풍차에 실어 달래고 있는

산 너머에 바다 있는 것을---

 

<요세미티>

 

창세기를 읽는다

조금은 억지스러운 생각이지만

물러서지 않는 숲에 갇혀

언덕 위에 어슬렁대는

곰을 본다

귀에 익은 저 소리는

거리의 자동차들일까 하는

앞에 쏟아져 내리는

한줄기 폭포

하늘이 열리던 때부터

멀리도 와 있다

 

<그랜드캐년>

 

크게 난 상채기에

흐르는 물은 신의 피라 하자

그 피 마르지않고

오늘은 날라다 놓았구나

우리는 지금 그 위에

넋을 띄워 보내고 있다

 

<나이아가라 폭포>

 

흐르기만 하던 물

심술 부리고 있다

한 번 서 보자는 것일까

세상 일에 폭폭하던 가슴

쓰러 내리고 있다

. . ---.

    



석2.jpg

                                                                                                                <사진=여행 중 딸과 함께>

 

 

 

석정희 프로필

 

* 경력: Skokie Creative Writer Association 영시 등단, ‘창조문학시 등단/ 한국문협 및 국제펜한국본부 회원/ 재미시협 부회장 및 편집국장 역임, 미주문협 편집국장 역임/) 한국신춘문예협회 중앙회 이사 및 미국 L.A 본부장 / 계간 한국신춘문예) 심사위원 등

* 수상: 대한민국문학대상/ 한국농촌문학상/ 세계시인대회 고려문학 본상/ 대한민국독도문화제 문학대상/ 윤동주 별 문학상/ 유관순 문학대상 등

* 가곡 [사랑 나그네]

* 시집 [문 앞에서] [나 그리고 너] [The River 영시집] [엄마되어 엄마에게] [아버지 집은 따뜻했네]

    


[스포츠닷컴 엄원지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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