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국제도서전 아쉬움 속 폐막..멋쩍은 '국제'

posted Jun 23,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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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국제도서전 아쉬움 속 폐막..멋쩍은 '국제'

 

국내행사 편중.."영미권 주요 출판사 거의 참가 안해"

 

눈요깃거리론 국내서도 한계.."콘텐츠 차별화·적극 홍보 절실"

 

(서울=연합뉴스) 황윤정 기자 = 19일 개막한 국내 최대 도서전인 서울국제도서전이 23일 막을 내린다.

 

'책, 사람 그리고 미래'를 주제로 열린 이번 도서전에는 주빈국인 인도를 비롯해 25개국 610개의 출판사가 참가했다.

 

도서 전시는 물론 '월인천강지곡', '석보상절' 등 조선시대 활자 100여 점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조선 활자 책 특별전', '김동리 탄생 100주년 기념 특별전', '인문학 아카데미', '북멘토 프로그램' 등 볼거리와 독자 참여 행사도 풍성했다.

 

하지만, '국제 도서전'이라는 이름이 무색할 정도로 국내 행사 위주였다는 점 등은 아쉬운 점으로 남았다. 명실상부한 국제도서전으로 도약할 수 있는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 '국제도서전 맞아?' 국내행사 편중 = 서울국제도서전은 올해로 19회째로, 역대 최대 규모다.

 

한국과 수교 50주년을 기념해 '컬처 포커스'로 참여한 캐나다, 인도, 미국, 영국, 중국, 일본, 대만 등 25개국 610개사가 835개 부스를 운영했다. 작년(20개국, 580개사, 771개 부스)에 비해 참여국은 5개국, 출판사는 30개사, 부스는 64개 각각 늘었다.

 

하지만, 국내 출판사와 국내 작가들만의 잔치였다.

 

도서전을 주최한 대한출판문화협회에 따르면 올해 참여 출판사 중 국내 출판사는 400개사, 외국 출판사는 210개사. 그나마 참여한 외국 출판사 중에 개별적으로 도서전에 온 출판사는 90개사였고 이 가운데 20여개사가 주빈국인 인도 출판사들이었다.

 

부스도 국내관은 625개 부스인데 반해 국제관 부스는 국내관의 3분의 1에 불과한 210개였다.

 

'도서전의 꽃'이라 할 수 있는 작가와의 만남 행사도 국내 작가 행사가 대부분이었다. 평소 쉽게 만날 수 없는 외국의 인기 작가를 직접 만날 수 있다는 점이 국제도서전 매력의 하나지만 이번 도서전에서는 이렇다 할 외국 작가는 눈에 띄지 않았다.

 

주빈국인 인도에서도 아동 문학가, 일러스트레이터 등이 왔지만, 소수인 데다 국내 독자들이 알 만한 작가가 없어 아쉬움을 자아냈다.

 

◇ '한국출판' 차별성 절실 = 해외 출판사들의 도서전 참가가 적다는 점은 매년 지적돼온 문제점이다.

 

국내는 물론 해외의 다양한 출판사들이 참가해 전 세계 출판 흐름을 살펴볼 수 있는 국제도서전 본래 취지에 맞는 행사가 되려면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것이다.

 

세계 최대 규모의 도서전인 독일 프랑크푸르트국제도서전은 말할 것도 없고 아시아 최대 도서전으로 급성장한 중국의 베이징국제도서전과 '출판 대국' 일본의 도쿄국제도서전은 세계 출판문화의 경연장으로 자리 잡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개막식에 직접 참석하고 행사장에서 책도 구입해 화제를 모았지만 세계적인 도서전과 어깨를 나란히 하려면 더 많은 투자와 한국만의 차별화된 출판 콘텐츠, 적극적인 홍보 등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한기호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장은 "세계 출판의 중심이 영미권인데 영미권의 중요한 출판사들이 이번에 거의 오지 않은 것으로 안다"면서 "국내 주요 출판사들이 어떤 책을 냈는지 보여주고 각국의 출판사들과 교류하는 장이 되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 보니 외국 출판사로서는 굳이 올 필요가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국제도서전이 되려면 적어도 '이것이 한국 출판이다'라는 것을 전 세계에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책 할인 행사와 몇몇 볼거리를 제공하는 것으로는 더이상 국내 독자들의 관심도 끌기 어려울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yunzhen@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6/23 07:35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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