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말ㆍ편파주장..브레이크 없는 '독한 방송'>

posted May 31,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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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말ㆍ편파주장..브레이크 없는 '독한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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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윤정 가족 생방송 출연 비난 봇물..선정주의 우려

 

(서울=연합뉴스) 고현실 기자 = 일부 방송사들이 출연자의 일방적인 주장을 여과 없이 내보내거나 유명인의 사생활을 지나치게 들춰내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방송 내용이 잇따라 논란이 되면서 화제성을 노린 꼼수라는 비판과 함께 방송의 신뢰성을 떨어뜨리는 자충수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진다.

 

종합편성채널(이하 종편) 채널A의 생방송 프로그램 '박종진의 쾌도난마'는 지난 30일 가수 장윤정의 남동생과 어머니를 출연시켜 시청자의 비난을 받았다.

 

유명인이지만 개인의 사생활을 소재로 삼은 데다 양쪽 주장이 대립하는 상황에서 한 쪽의 일방적인 주장을 여과 없이 내보낸 것이 문제가 됐다.

방송에서 장윤정 남동생은 장윤정의 억대 빚이 자신의 사업 탓이 아니라고 주장하며 지난 10년 간의 지출내역서과 통장 내역을 공개했다. 이어 '장윤정이 어머니를 정신병원에 집어넣으려고 했고, 사람을 시켜 엄마를 죽이든지 해야 엄마와 관계를 끝낼 수 있다는 말을 했다'는 충격적인 주장까지 내놓았다.

 

장윤정의 어머니는 "딸을 위해 내가 스스로 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말로 동생의 주장에 동조했다.

 

방송 후 인터넷에는 편파방송이었다는 지적과 함께 지나친 가정사 들추기라는 비판이 쏟아져 나왔다.

 

관련 기사에는 '이미 두 사람을 섭외했다는 거 자체가 잘못된 거다', '가족을 링 위로 불러내는 방송', '남의 가정사를 생방송에서 이야기하는 게 정상적인가', '가정사를 이렇게 이슈화하는 게 기가 차다'는 등의 댓글이 잇따랐다.

 

진행자 박종진이 방송 중 "장윤정 씨, 방송이 사실과 다르다고 생각하면 언제든 방송에 나오세요"라고 말한 부분도 누리꾼의 분노를 돋웠다.

 

'쾌도난마' 시청자 게시판에는 비난글이 줄을 이었다.

 

시청자 김모 씨는 ''쾌도난마'의 무지와 안일한 사고가 결국 시청자를 화나게 만들었다. 민감한 가족사에 대해 아무런 고민을 한 흔적이 보이지 않고, 단지 오락적 측면에서 접근해 시청자들의 말초적 관심에만 초점을 맞추다 보니 이런 결과를 가져왔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제작진은 "편파방송을 우려해 생방송 전에 장윤정 측에 출연을 요청했으나 결혼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출연하기 어렵다는 의사를 전달 받았다"며 "이에 기획사로부터 질문지를 받아서 진행자가 질문을 했고, 주장 위주보다는 통장과 모바일 메신저 자료 등 팩트 위주의 방송을 시도했다"고 해명했다.

 

 

 

앞서 케이블 채널 tvN의 이뉴스(eNEWS)도 장윤정의 남동생과 어머니를 인터뷰해 시선을 끌었다.

 

남동생과 어머니는 장윤정 측의 일방적인 주장으로 자신들이 오해를 받고 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방송 후 인터넷에는 이들을 향한 비판이 봇물을 이뤘다.

 

방송 내용은 인터넷 매체를 통해 무차별적으로 재생산되며 누리꾼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해당 인터뷰가 수그러드는 듯했던 대중의 관심에 다시 불을 붙인 셈이다.

 

장윤정 측은 일일이 대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지만 개인사가 방송에서 이슈화하는 것이 당황스럽고 안타깝다는 표정이다.

 

출연자의 여과없는 발언이 문제가 된 것은 이번만이 아니다.

 

채널A와 TV조선은 5.18 북한군 개입설을 주장한 탈북자의 인터뷰를 그대로 내보내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비난이 잇따르자 두 방송사는 공식 사과를 하며 사태 수습에 나섰다.

 

KBS 아나운서 출신 정미홍도 지난 13일 채널A에서 윤창중을 두둔하는 발언을 했다 누리꾼의 비난을 받았다.

 

종편의 방송 내용을 둘러싼 논란은 새로운 얘기가 아니다.

 

작년 대선 전후 9개월 간 선거방송심의위원회가 제재를 의결한 사안 47건 가운데도 종편 관련 내용이 27건으로 절반을 차지했다.

 

한 방송 관계자는 "결국은 시청률을 위한 선정주의가 문제"라며 "형식이나 구성의 재미 대신 출연자의 말에 의지해 화제성을 끌어내다 보니 문제가 발생한다. 이런 식으로 방송이 계속 화제가 되면 방송사 간 암묵적 가이드라인이 무너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okko@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5/31 15:23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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