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명절 '살기 힘들다' 50대 유서 남기고 권총 자살(종합2보)

posted Sep 18,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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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90대 부친도 같은 날 숨져…경찰 지병으로 인한 자연사 추정

 

중학생 딸 홀로 남아 안타까워…수년전 돈벌러 나간 오빠 소식 끊겨

 

(고양=연합뉴스) 권숙희 기자 = 추석연휴 첫날 3대가 모여 사는 가정에서 할아버지, 아버지가 한날 세상을 떠나고 중학생인 딸만 홀로 남는 비극이 벌어졌다.

 

18일 오전 10시 50분께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중산동의 한 아파트에서 최모(56·무직)씨가 머리에 총상을 입고 숨져 있는 것을 최씨의 딸(15)이 발견해 119에 신고했다.

 

딸은 경찰에서 "방에 있는데 갑자기 총소리가 들려 나가보니 아버지가 화장실에 쓰러져 있었다"고 말했다.

 

이 가정은 최씨와 최씨의 아버지(92), 딸 등 세 식구가 살고 있으며 사건 발생 당시 3명 모두 집에 있었다.

 

경찰이 현장에 방문했을 때 최씨의 아버지도 안방 침대 위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시신 상태 등으로 미뤄 이날 새벽을 전후해 지병으로 자연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최씨의 아버지는 치매를 앓았으며 숨지기 전까지 거동을 하지 못해 침대에 누워서만 지냈다.

 

딸은 할아버지의 사망 사실을 알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집 안에서 '생활고로 힘들어 죽음을 택한다'는 등의 내용이 담긴 최씨의 유서를 발견했다.

 

최씨가 사용한 총기는 45구경으로 '전직 경찰관인 아버지 것인데 청소를 하다가 발견했다'고 유서에 적혀 있었다.

 

최씨의 아내는 지난해 치킨집 배달을 하다가 교통사고를 당해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가정형편이 매우 안 좋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로 어머니를 여의고 이번에 아버지마저 숨을 거둔 데다 친척도 없어 중학생 딸은 홀로 세상에 남게 됐다.

 

열살가량 많은 오빠가 있지만 수년 전 돈을 벌겠다며 집을 나간 뒤 연락이 끊어졌다고 경찰은 전했다.

 

딸은 경찰에서 "아버지가 최근에도 자살을 시도한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노령의 아버지는 지병으로 자연사하고 최씨는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suki@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9/18 17:32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