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축구> 매듭 안 된 박은선 사태…미디어데이서 '불편한 기류'

posted Mar 11,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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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오 밝히는 서정호 감독
각오 밝히는 서정호 감독
(서울=연합뉴스) 이지은 기자 = 10일 오후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린 여자축구 실업리그인 'IBK기업은행 2014 WK리그'의 미디어데이에서 서정호 서울시청 감독이 각오를 밝히고 있다.
 

최인철 현대제철 감독 "심심한 유감 표한다…대표팀 이끌 선수 성장 기대"

 

(서울=연합뉴스) 김수현 기자 = 10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린 IBK기업은행 2014 WK리그 미디어데이 행사장에는 불편한 기류가 감돌았다.

지난 시즌 후 터진 박은선(28·서울시청) 성별 논란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서울시청을 제외한 여자실업축구 6개 구단 감독들은 감독 간담회에서 박은선의 성별 검사를 요구하며 2014년 박은선이 WK리그에서 뛰면 리그 자체를 보이콧하겠다고 결의한 것이 알려져 논란을 일으켰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6개 구단의 행태가 인권 침해라는 비난이 들끓었다.

지난달 국가인권위원회는 박은선 성별 진단 요구를 성희롱이라고 규정했다. 대한체육회장, 대한축구협회장, 한국여자축구연맹회장 등에게 대책 마련을 권고했지만 아직 별다른 후속 조치가 취해지진 않은 상태다.

 

이날 미디어데이에는 매듭지어 지지 않은 박은선 사태 때문에 몇 차례 편치 않은 기류가 감지됐다.

 

서울시청 서정호 감독은 출사표를 말하기에 앞서 "2013년도에 생각지도 않던 성적을 내다보니 불편한 일이 생겼다"며 기분이 여전히 상해 있음을 숨기지 않았다.

 

주변의 예상을 깨고 지난 시즌 2위를 차지하다 보니 서울시청을 경계하는 과정에서 나머지 감독들이 박은선을 걸고넘어졌다는 뜻이다.

 

감독 인터뷰 말미에는 한 취재진이 나머지 감독들에게 박은선 사태에 대해 생각을 얘기해달라고 질문하기도 했다.

 

이에 최인철 현대제철 감독이 입을 뗐다.

 

최 감독은 "2013년도 리그가 끝나고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다"며 "박은선을 오랫동안 지켜봤고 박은선은 우리나라 여자축구를 이끌어갈 선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감독으로서 심심한 유감을 표한다"며 "박은선이 훌훌 털고 일어나 좋은 모습으로 리그뿐 아니라 대표팀을 이끌 선수로 성장해갔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서정호 서울시청 감독은 박은선의 마음이 많이 가라앉은 상태라고 박은선의 상태를 전했다.

 

서 감독은 "그 일이 터지고 박은선이 많이 힘들어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평상심을 찾아가고 있다"며 "아직 시간이 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은선의 컨디션이 60∼70%밖에 올라오지 않고 있다"며 "누굴 원망하고 탓하기 전에 박은선 스스로 극복해야 한다"며 박은선에게 마음을 다잡을 것을 당부했다.

 

서 감독은 박은선이 성별 논란 사태 후 외국 진출의 꿈을 갖게 됐다고도 밝혔다.

서 감독은 "예전엔 외국에서 오라고 해도 박은선이 절대 가지 않겠다고 했는데 컨디션이 좀 되고 좋은 조건이 되면 독일, 미국 등 외국에 나가고 싶다는 의사를 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상태로 외국에 내보내면 박은선은 국제 미아가 될 수도 있다"며 "기량을 끌어올려서 내년에는 외국에 내보내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porque@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4/03/10 16:08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