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연합뉴스) 박성진 특파원 = 스페인이 경기침체의 긴 터널을 서서히 빠져나오고 있지만, 실업률 개선은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스페인 노동부는 2일(현지시간) 9월 스페인 실업자 수가 전달보다 2만5천500명 증가하면서 6개월간 이어져 온 하향세가 멈췄다고 발표했다.
여름휴가 시즌을 맞아 관광 부문 등에서 늘었던 일자리가 9월 들어 사라지면서 실업자가 다시 증가 추세로 돌아선 것이다.
스페인 정부는 "금융위기 발생 전인 2007년 이후 9월 실업자 증가 폭을 비교해 봤을 때 올해가 가장 양호했다"면서 "내년 경제성장률이 0.7%를 기록하면 실업률도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2분기 스페인 실업률은 26.3%로 1분기(27.2%)와 비교해서는 다소 내려갔다.
스페인 정부는 올해 말 실업률이 26.9%를 기록하고서 내년에는 25.9%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경제 전문가들은 내년 경제성장률이 플러스로 전환하더라도 긴축과 경기 침체로 당분간 실업률이 낮아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경제 예측 업체인 IHS글로벌인사이트의 라이 바디아니 연구원은 AFP통신과 인터뷰에서 "일자리가 계속 줄어들고 있다"면서 "긴축정책으로 공공분야 일자리가 줄고 소매 업종에서도 수요 감소로 직원들을 줄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설령 내년에 스페인 정부의 예상대로 경제가 성장한다고 해도 실업률 개선에는 큰 도움이 안 될 것이라는 전망도 제시됐다.
하비에르 벨라스케스 마드리드 콤플루텐세대 교수는 "이론적으로 봤을 때는 2.0% 이하 성장에서는 일자리가 늘어나지 않는다"면서 "스페인인들이 구직을 포기하면서 실업률이 개선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노조는 일자리의 양뿐 아니라 질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스페인 최대 노조인 CCOO는 "고용이 조금 늘긴 했지만, 시간제 일자리 등 질이 낮은 일자리만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스페인 실업률이 앞으로 5년가량 25% 이상을 유지할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기업이 해고보다는 임금 삭감을 하도록 하는 노동시장 개혁을 주문했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10/03 18:29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