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 챙기는데만 혈안된 은행들, 퇴직연금수익 사실상 0%
- 퇴직연금 원리금보장형 상품 6월 기준 평균 수익률 DB형 1.48%, DC형 1.76%, IRP형 1.35% -
- 18년 한해 은행 챙긴 수수료 수익만 3,128억원(신한 963억, 국민 897억, 우리 724억, 하나 544억원) -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의원(부산 북구·강서구갑)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 받은 퇴직연금 상품 수익률 현황 자료에 따르면, 시중은행의 퇴직연금 연간수익률 평균이 DB형 1.48%, DC형 1.76%, IRP형 1.35%인 것으로 나타났다.
물가상승률과 수수료를 감안하면 고객 입장에서는 오히려 손해라는 것이 전 의원 지적이다.
퇴직연금의 유형으로는 퇴직금 운용결과와 관계없이 정해진 금액의 퇴직급여를 수령하는 확정급여형(DB)과 근로자의 책임에 따라 적립금을 운용하고 그 성과에 따른 퇴직급여를 지급받는 확정기여형(DC)이 있고, 근로자가 다녔던 모든 회사의 퇴직금을 하나의 계좌에 적립하여 관리하는 개인형퇴직연금(IRP)이 있다. 이는 또한 원리금보장 상품과 실적배당 상품으로 구분된다. 퇴직연금 적립금의 90%를 차지하는 원리금보장형 상품의 연간수익률을 살펴보면, 2019년 상반기 기준 DB형은 국민은행 1.52%, 하나은행 1.51%, 신한은행 1.45%, 우리은행 1.44%로 순으로 수익을 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DC형의 경우 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이 1.77%을 기록했으며,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이 각 1.76%와 1.73%의 수익률을 올렸다. IRP형에서는 하나은행 1.41%, 국민은행 1.37%, 신한은행 1.35%, 우리은행 1.28%의 수익 수준이다.
2018년 물가상승률인 1.5%를 고려하면 사실상 0에 가까운 수익률을 낸 것이다.
이는 예금, 적금 금리보다 못할 뿐만 아니라 수수료를 제외하면 오히려 마이너스 구조다. 반면, 퇴직연금 제도로 인한 시중은행의 수수료 수익은 늘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는 퇴직금 관리를 금융회사에 맡기는 만큼 수수료를 부담하게 되는데, 2018년 신한은행의 퇴직연금 수수료 수익은 약 963억 원으로 가장 큰 규모를 기록했다.
이어서 국민은행의 수익은 897억, 우리은행은 724억, KEB하나은행 544억으로 4대은행의 수수료 수익 규모가 총 3,129억 원에 달했다. 이는 전년도에 비해 20%가 증가한 수치이며, 올해 상반기에만 1,600억 원을 기록해 수익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2022년에는 퇴직연금 가입이 전 사업장으로 의무화되는 만큼 퇴직금 운용 규모가 더욱 확장될 전망이다.
퇴직연금을 운용하는 은행에 대한 가입자들의 불신과 제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 또한 높아질 것으로 보여 진다.
전재수 의원은 “근로자들에게 안정적으로 퇴직급여를 제공하기 위해 만들어진 제도가 금융회사에 안정적인 수익을 제공하는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며 “제도 운영에 대한 실태파악과 더불어 수수료 인하 등 퇴직연금 제도의 정상화를 위한 제도적 정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스포츠닷컴 엄대진 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