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란 기자]
앞으로 일정 규모 이상 부가통신사업자는 정보통신망 이용 및 제공에 관한 계약을 체결하고 정당한 대가를 산정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21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양정숙 의원은 일부 해외 콘텐츠 사업자가 국내 인터넷망 이용대가를 지불하지 않고 무임승차하고 있는 가운데, 인터넷 트래픽이 폭증하고 있는 만큼 글로벌 플랫폼기업도 그 규모에 걸맞게 책임을 다할 필요가 있다며 「전기통신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 대표 발의했다고 밝혔다.
OTT부문 세계 1위 기업인 넷플릭스는 SK브로드밴드와의 소송과정에서 지난 2018년 5월 국내에서 유발한 트래픽이 50Gbps에 불과했지만 올해 9월에는 1,200Gbps까지 늘어나 약 24배 폭증했지만 여전히 인터넷망 이용료는 부담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과기정통부가 2021년 3분기 기준 1주일 간 트래픽 규모 상위 40개 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무선 데이터 트래픽, 콘텐츠 유형별 현황’에서도 동영상 트래픽이 전체의 61%를 차지할 만큼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했다.
무선 데이터 트래픽 1만 7,094TB 중 ▲동영상이 61% 수준인 1만 464.2TB로 가장 많이 차지하였고, 이어 ▲웹포털 2,257TB(13.2%), ▲SNS 1,931TB(11.3%), ▲멀티미디어 1,400.2(8.2%), ▲마켓 다운로드 496.8TB(2.9%), ▲기타 544.5TB(3.2%) 순으로 나타났다.
트래픽이 가장 많은 동영상 트래픽을 2019년부터 2021년까지 각각 3분기까지 기준으로 비교하여 보면 ▲2019년 6,141TB, ▲2020년 7,377.4TB, ▲2021년 1만 464.2TB로 2021년도 들어서면서 전년도에 비해 42% 급증한 것으로 파악되었다.
양정숙 의원은 “국내 동영상 트래픽 중 넷플릭스 트래픽이 압도적으로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본인들이 개발한 기술적 수단이 있어 트래픽 비용을 지급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SK브로드밴드와의 재판 1심에서 패소했다”고 꼬집었다.
지난 10월 문재인 대통령도 이 문제와 관련해 ‘글로벌 플랫폼은 그 규모에 걸맞게 책임을 다할 필요가 있다’며 글로벌 기업의 국내 인터넷망 무임승차를 지적한 바 있다.
페이스북 등 다른 글로벌 기업들은 대부분 국내 인터넷망 이용에 따른 대가를 지불하고 있는 가운데, 넷플릭스는 자신들의 우월적 위치를 이용해 망 이용대가를 거부하면서 사업자 간 불균형이 생기고 있고, 다른 부가통신사업자와 차별도 발생하면서 빈축을 사고있다.
특히, 넷플릭스는 미국의 컴캐스트, 버라이즌, AT&T는 물론, 프랑스 오렌지사와는 망 이용료 계약을 체결하고 있는 반면, 국내를 포함해 세계 곳곳에서 망 이용료는 무임승차를 주장하면서 전세계 통신사업자들로부터 반발을 사고 있다.
양 의원은 “EU 주요 통신사들이 넷플릭스에 망 이용 비용을 지불하라는 성명을 발표한 것처럼 넷플릭스는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망 이용에 대한 책임을 다해야 한다”며, “우리나라가 인앱결제 법안과 같은 세계적인 ICT 대표 법안을 발의한 만큼 망 사용 의무에 대해서도 선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넷플릭스가 국내 콘텐츠인 ‘오징어 게임’, ‘지옥’, ‘D.P.’ 등으로 기사회생해 기업가치를 크게 향상시킨 만큼, K-콘텐츠와 상생하며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할 것”이라며 넷플릭스의 책임있는 자세를 강력히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