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167위 '장하성 동생펀드’대기업들 제치고 기업은행에서 판매량 1위
“정권 실세 영향력 의혹…관계당국 특혜 여부 규명해야”국책은행인 기업은행이 2018년 이후 가장 많이 판매한 사모펀드(전문투자형) 상품이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낸 장하성 주중대사의 동생 장하원씨가 대표로 있는 디스커버리자산운용의 사모펀드인 것으로 드러나 정권 차원의 특혜 정황이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미래한국당 김종석 의원(정무위원회)이 기업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전문투자형 사모펀드 판매현황’에 따르면 기업은행이 2018년 이후 판매를 시작한 펀드 가운데, 가장 많이 판매한 자산운용사 및 증권사의 상품은 바로 디스커버리자산운용의 상품인 것으로 나타났다.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낸 장하성 주중대사의 동생 장하원씨가 대표로 있는 디스커버리자산운용은 이 기간 기업은행에서 총 5842억5251만원 어치를 팔았으며, 가입자수도 1,975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는 해당 기간 기업은행의 전체 전문투자형 사모펀드 판매액은 2조 134억원 가운데 무려 28.4%를 차지하는 것으로, 2017년부터 전문투자형 사모펀드를 판매하기 시작한 업계 순위 167위 신생업체(2019년말 자산총계 기준)가 교보증권 등 쟁쟁한 대형 금융사들을 제치고 단연 1위를 기록한 것이다.
이어 교보증권이 가입자 1,304명에게 4,971억원 어치 팔았고, 3위는 플랫폼파트너스자산운용(1047명·3188억원)이었다. 4위는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28명·1605억원), 5위는 디에스투자증권(396명·1401억원)이었다. 기업은행 관계사인 IBK투자증권(782억원), 대기업 계열사인 신한금융투자(220억원)도 디스커버리에 한참 못 미쳤다.
디스커버리자산운용은 2017년 4월 전문사모집합투자업을 등록한 신생 운용사로서 지난해 말 기준 자산총계 기준으로 업계 167위로 기업은행 판매 상위 10개 운용사 가운데 가장 규모가 작은 업체(167위·44억원)이다.
기업은행에 따르면 은행이 어떤 사모펀드 상품을 얼마의 기간 동안 판매할지 여부 등을 은행 본점의 정책 차원에서 결정할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은행 차원에서 얼마든지 특정 상품의 판매량 등에 의도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이 가능한 구조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종석 의원은 "신생 업체가 대형 금융사들을 제치고 국책은행에서 가장 많은 사모펀드를 판매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것으로 보인다" 면서 "정권 실세의 친동생이 펀드매니저라는 점이 영향력을 미친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이 있는 만큼 관계당국은 특혜 제공 여부 등에 대해 철저하게 규명해야 할 것이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