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본문시작

"사회주의자냐"…교황의 자본주의 비판에 '색깔론'

posted Dec 13, 2013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뷰어로 보기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뷰어로 보기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美보수진영 일각서 비난…"가톨릭교회의 기초적 가르침" 반박도

 

 

(서울=연합뉴스) 김효정 기자 = "교황이 말하는 것은 순수한 마르크스주의일 뿐이다."

 

미국의 극우 라디오 진행자인 러시 림보는 최근 자신의 방송에서 이렇게 일갈했다. 방송에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얼마나 엉터리인지 생각하면 딱하다'라는 제목이 붙었다.

 

현대 자본주의에 대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직설적 비판이 일부 미국 보수주의자들 사이에서 때아닌 '색깔론'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시사주간지 뉴스위크의 11일자(현지시간) 기사 제목처럼, "교황이 사회주의자냐"는 시비까지 일고 있는 것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취임 이후 '가난한 이를 위한 교회'를 강조하면서 틈 나는 대로 투기적 금융과 배금주의, 청년실업의 확산 등의 세태를 강한 어조로 비판해 왔다.

 

보수진영의 심기를 불편하게 한 대표적 발언은 교황이 지난달 말 발표한 권고문 '복음의 기쁨'(Evangelii Gaudium)이었다.

 

교황은 자신의 공식적 강령이라고 할 수 있는 이 문서에서 "규제 없는 자본주의는 새로운 독재"라고 단언했다. 부(富)가 부자로부터 빈자에게 흘러내린다는 '낙수효과' 이론을 반박한 대목도 관심을 모았다.

 

아르헨티나 출신으로 제3세계 해방신학과는 비교적 거리를 둬 왔으나, 지난 여름 페루의 해방신학 창시자인 구스타보 구티에레스를 만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이 사건을 '매우 의미 있는 일'로 평가했다.

 

미국의 일부 강경 보수주의자들은 교황을 의심스러운 눈길로 보기 시작했다.

 

폭스뉴스의 경제뉴스 진행자인 스튜어트 바니는 "교회는 영혼의 구원을 얻으러 가는 곳이지 투표와는 아무 상관이 없다"며 "교황이 내 정치적 견해에 영향을 미치려고 하는 것 같다"고 비난했다.

 

세라 페일린 전 알래스카 주지사는 교황의 '자유분방한' 메시지에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가 사과하는 소동을 빚었다.

 

이를 두고 뉴스위크는 "많은 보수적 미국인들은 칭송에 합세하기에 앞서 교황이 어느 편인지 알고 싶어한다"고 꼬집고는 "물론, 교황이 진짜로 사회주의자라는 생각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물질주의적 풍조에 대해 최근의 어느 교황보다 비판적인 것은 사실이지만, 사회주의 이론을 신봉한다는 어떤 증거도 없을뿐더러 교리적 관점에서 보면 보수적이기까지 하다는 것이다.

 

가톨릭 신학자 로버트 엘스버그는 CNN 방송 기고문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의 말은 마르크스주의가 아니라 한 세기 이상 계속돼 온 가톨릭 교회의 기초적 가르침"이라고 주장했다.

 

전임 요한 바오로 2세나 베네딕토 16세 모두 자유방임 자본주의의 폐단을 분명히 경고하고 사회정의를 강조했다는 얘기다.

 

엘스버그는 그러면서 "프란치스코 교황을 전임자들과 구분 짓는 것은 그가 '가난한 이를 위한 가난한 교회'를 중심 가치로 만들었다는 점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스위크도 교황청 관료 조직에 대한 교황의 개혁 시도를 예로 들면서 "단 한 가지 확실한 점이 있다면 그가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이탈리아의 한 신부는 "사람들이 와서 '교황님이 가난한 이들을 도우라고 했는데, 뭘 하면 되느냐'고 묻기 시작했다"며 "35년 넘게 본당신부로 있으면서 이런 일은 처음"이라고 뉴스위크에 말했다.

 

 

kimhyoj@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12/13 16:53 송고


  1. 설경이 아름다운 국립공원 탐방지 40곳

    국립공원 소백산 정상인 연화봉 구간이 은빛세계를 이루고 있다. << 연합뉴스 DB >> 16일부터 통제구간 해제…겨울 산행 안전수칙...
    Date2013.12.15
    Read More
  2. 교황 "나는 마르크스주의자가 아니다"

    "나는 마르크스주의자가 아닙니다." 최근 때아닌 '색깔론'의 중심에 선 프란치스코 교황이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마르크스주의...
    Date2013.12.15
    Read More
  3. No Image

    2013 연합뉴스 10대 국내뉴스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과 장성택 처형" src="http://img.yonhapnews.co.kr/photo/yna/YH/2013/12/15/PYH2013121503400001300_P2.j...
    Date2013.12.15
    Read More
  4. No Image

    서울교육청, 스마트교육 추천 앱 활용 매뉴얼 보급

    (서울=연합뉴스) 고은지 기자 = 서울시교육청은 애플리케이션(앱)을 활용한 스마트 수업을 지원하기 위해 '스마트교육 추천 앱 ...
    Date2013.12.15
    Read More
  5. 지자체 곳간이 비어간다 ① "사업 못해요"

    "친환경농산물학교지원예산 편성 정상화하라" (수원=연합뉴스) 최찬흥 기자 = 친환경학교급식경기도운동본부와 경기도친환경농업...
    Date2013.12.15
    Read More
  6. 질펀한 유머의 향연…김경주 에세이 '펄프극장'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시인이자 극작가, 문화운동가인 김경주 씨가 최근 내놓은 신작 에세이 '펄프극장'은 박형서 고려...
    Date2013.12.15
    Read More
  7. 신예 데미온, 첫 일본 단독라이브

    데미온의 첫 일본 단독라이브 (도쿄=연합뉴스) 이태문 통신원 = 신예 보이그룹 데미온(DEMION)이 13일 도쿄 신오쿠보 쇼박스에서...
    Date2013.12.14
    Read More
  8. 올해 개봉한 예술영화 화제작 다시 보기

    (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올해 개봉한 영화 중 주목받았던 예술영화들을 다시 볼 기회가 마련된다. 영화사 진진은 오는 20...
    Date2013.12.14
    Read More
  9. 싸이 '강남스타일', 빌보드 결산 '핫 100 송스' 55위

    씨스타19 '있다 없으니까', 'K팝 핫 100' 부문 1위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월드스타 싸이(본명 박재상·36)가 지난해 발...
    Date2013.12.14
    Read More
  10. 나눔의집 할머니 "한국사 왜곡 교과서 승인 철회해야"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은 13일 성명을 내고 교육부가 최종 승인한 교학사의 한국사 교과서 폐기를 촉구했다. 사진은 경기...
    Date2013.12.14
    Read More
  11. No Image

    충북서 '외국인 새가문' 해마다 200건 이상 탄생

    (청주=연합뉴스) 전창해 기자 =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하는 외국인이 늘어나면서 충북에서도 '새로운 가문'이 속속 생겨나고 있다...
    Date2013.12.14
    Read More
  12. 문화재 보존운동가 강찬석씨 타계

    (서울=연합뉴스) 김태식 기자 = 문화재 보존운동가인 강찬석 씨가 암투병 끝에 14일 새벽 타계했다. 향년 59세. 중앙대 건축공학...
    Date2013.12.14
    Read More
  13. 질펀한 유머의 향연…김경주 에세이 '펄프극장'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시인이자 극작가, 문화운동가인 김경주 씨가 최근 내놓은 신작 에세이 '펄프극장'은 박형서 고려...
    Date2013.12.14
    Read More
  14. 내년 광주비엔날레 화두는 '창조적 파괴'

    주제 발표하는 제시카 모건 (광주=연합뉴스) 형민우 기자 = 제시카 모건 광주비엔날레 감독이 13일 오후 광주비엔날레 회의실에...
    Date2013.12.14
    Read More
  15. 장윤정 소속사, 장윤정 母·안티 블로거 등 4명 고소

    가수 장윤정 <<연합뉴스DB>>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가수 장윤정씨 소속사의 대표가 장씨의 모친과 안티 블로거 등 4명...
    Date2013.12.14
    Read More
  16. 석정희 시인 ‘대한민국장인 제2013-KM05호’로 인증받아

    미주지역 중견시인, ‘무궁화’작시 등 왕성한 애국활동 (사)대한민국장인예술협회 LA본부장으로 선임돼 대한민국장인 인증 증서 수...
    Date2013.12.14
    Read More
  17. 한둥지 가수들 겨울송 잇달아…"브랜드 홍보효과"

    씨스타, 케이윌, 보이프렌드 등 스타쉽엔터테인먼트 가수들 젤리피쉬·미스틱89 발표곡 인기…스타쉽·빅히트도 가세 (서울=연합뉴...
    Date2013.12.13
    Read More
  18. No Image

    "사회주의자냐"…교황의 자본주의 비판에 '색깔론'

    美보수진영 일각서 비난…"가톨릭교회의 기초적 가르침" 반박도 (서울=연합뉴스) 김효정 기자 = "교황이 말하는 것은 순수한 마르...
    Date2013.12.13
    Read More
  19. No Image

    작년 공연시장 규모 7천억 돌파…2년새 30% 증가

    예술경영지원센터 '2013 실태조사'…관객수는 뮤지컬·연극·복합장르 순 (서울=연합뉴스) 임수정 기자 = 2012년 국내 공연시장 규...
    Date2013.12.13
    Read More
  20. 신응수 "숭례문에 러시아산 소나무 의혹 근거없다"

    (서울=연합뉴스) 김태식 기자 = 숭례문 복원공사 도편수인 신응수 대목장은 숭례문 복원 공사에 국산이 아닌 러시아산 소나무가 ...
    Date2013.12.13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404 405 406 407 408 ... 555 Next
/ 5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