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본문시작

소나무가 죽어간다

posted Feb 23, 2015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뷰어로 보기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뷰어로 보기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소나무가 죽어간다

 

소나무가 죽어간다. ‘소나무 에이즈’로 불리는 재선충병이 빠르게 북상하며 한반도를 잠식하고 있다. 이대로 가다간 일본처럼 소나무 멸종 사태가 닥쳐올 판이다. 하지만 재선충을 차단하는 방제 작업은 허점투성이다. 기초적인 매뉴얼조차 무시되고 있다. 소나무는 우리 산림의 37%를 차지한다. 소나무가 사라지면 문화재 하나를 복원하려 해도 목재를 수입해야 하고 산사태 같은 재난도 우려된다. 수천년을 지탱해온 우리 문화의 일부를 잃게 된다.

한 언론은 지난 4∼6일 재선충 전문가와 함께 경북 경주·포항과 경남 창원의 재선충 방제 현장을 점검했다. 경주와 포항은 재선충 ‘극심’ 지역, 창원은 ‘심각’ 지역으로 분류된 곳이다. “체계적인 방제로 2017년까지 재선충을 박멸하겠다”는 산림청 공언과 달리 방제 현장은 총체적 부실을 노출하고 있었다.

 

2015-02-23 08;16;12.jpg

 

포항과 경주의 주요 도로변에는 훈증 처리된 ‘소나무묘’가 즐비했다. 재선충 방제법의 하나인 훈증은 죽은 소나무를 조각내 약품을 뿌린 뒤 방수포로 덮는 작업이다. 그러나 도로변에서 이 작업을 해선 안 된다. 재선충에 감염된 소나무는 파쇄·소각하는 게 원칙이다.

훈증은 깊은 산속 등 수거가 불가능한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하도록 규정돼 있다. 훈증으로는 완전 방제가 쉽지 않은 데다 도로변은 다른 지역으로 전파될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산림청의 재선충 방제 매뉴얼인 ‘2015년 산림병해충 예찰·방제 계획’을 보면 “도로에서 50m 이내의 재선충병 소나무는 전량 수집해 파쇄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재선충병은 치료제가 없다. 방제 작업의 핵심은 ‘죽은 소나무 처리’다. 그런데 이 작업이 주먹구구로 이뤄지고 있다. 심지어 소나무묘가 찢어진 채 방치된 곳도 있었다. 덮어놓은 방수포가 훼손되거나 비를 맞아 소나무묘 주변 흙이 쓸려내려가면 훈증은 무용지물이 된다. 어설프게 훈증 처리하면 재선충을 퍼뜨리는 숙주 노릇을 할 수도 있다.

방제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지역의 주민들은 재선충에 감염돼 죽은 소나무로 보이는 목재를 땔감으로 활용하고 있었다. 재선충 발생 지역 내 소나무 이동을 금지하는 ‘소나무재선충병방제특별법’ 위반이지만 방제 당국은 “어르신들이라서” “민원이 많아서”라며 손을 놓고 있다.

야산에는 훈증 처리조차 안 된 죽은 소나무들이 방치돼 있었다. 매뉴얼에는 직경 2.5㎝ 이내의 소나무 잔가지까지 처리하도록 돼 있지만 지켜지지 않고 있다. 비가 오면 쓸려내려갈 위험이 큰 계곡에 훈증된 소나무묘가 들어차 있는 곳도 있었다. 동행한 재선충 전문가는 “방제의 ABC도 모르는 사람들이 작업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산림청과 지방자치단체는 “예산·인력이 부족해 어쩔 수 없다”고 했다.

 

권맑은샘 기자



?


  1. 소나무가 죽어간다

    소나무가 죽어간다 소나무가 죽어간다. ‘소나무 에이즈’로 불리는 재선충병이 빠르게 북상하며 한반도를 잠식하고 있다. 이대로 가다간 일본처럼 소나무 멸종 사태가 닥쳐올 판이다. 하지만 재선충을 차단하는 방제 작업은 허점투성이다. 기초적인 매뉴얼조차 ...
    Date2015.02.23
    Read More
  2. No Image

    전세가 상승으로 세입자 체감 물가 높다

    전세가 상승으로 세입자 체감 물가 높다 세입자와 자가 거주자 간에 물가 상승 전망에 대한 의견차가 최근 눈에 띄게 벌어졌다. 세입자는 자가 거주자보다 더 높은 물가를 예상하는 경향을 보이는데, 전세가격 상승이 주요한 원인으로 꼽힌다. 23일 한국은행에...
    Date2015.02.23
    Read More
  3. 국토·통일·해수·금융 장관 청문회 관심집중

    국토·통일·해수·금융 장관 청문회 관심집중 이완구 신임 국무총리이 중심이 될 박근혜정부 2기 내각의 새로운 장관 후보자 4명에 대한 인사청문회에 관심이 모아진다. 이번에 지명된 4명의 장관(급) 공직후보자 가운데 2명은 정치인 출신이며 한명은 관료 출신...
    Date2015.02.23
    Read More
  4. No Image

    저축은행 대출폭리

    저축은행 대출폭리 저축은행들이 신용등급이 1~4등급으로 신용도가 높은 고객에게도 연 34%에 달하는 고금리를 적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일부 저축은행의 대학생 신용대출 금리도 연 30%에 육박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말 개인 ...
    Date2015.02.23
    Read More
  5. JP 부인 박영옥 여사 별세

    JP 부인 박영옥 여사 별세 김종필(JP) 전 국무총리의 부인 박영옥씨가 21일 밤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6세. 박씨는 고 박정희 전 대통령 셋째형 박상희씨의 장녀로, 박근혜 대통령과는 사촌 간이다. 김 전 총리 측은 박씨의 장례를 5일장으로 치를 예정이며...
    Date2015.02.23
    Read More
  6. 이완구 총리 전방부대 방문

    이완구 총리 전방부대 방문 이완구 국무총리는 20일 "튼튼한 안보와 국방이 없으면 그 어떤 것도 이룰 수 없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설 연휴 사흘째인 이날 강원도 철원에 있는 15사단을 방문해 장병들을 격려한 뒤 "여러분들의 헌신과 애국심, 고생으로 연...
    Date2015.02.21
    Read More
  7. 치매환자 43만명…1년새 환자수 13%, 진료비 19% 증가

    치매환자 43만명…1년새 환자수 13%, 진료비 19% 증가 급속도로 진행되는 고령화 속에 치매 환자 수와 치매 진료 비용이 해마다 빠르게 늘고 있다. 21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박윤옥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받은 '치매진료 현황'에 ...
    Date2015.02.21
    Read More
  8. "국민40% 결혼 하지 않아도 괜찮다?" 사회문제 심각

    "국민40% 결혼 하지 않아도 괜찮다?" 사회문제 심각 결혼을 하지 않아도 상관없다고 여기는 국민이 40%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통계청의 '2014년 사회조사 결과'에 따르면 13세 이상 남녀 가운데 결혼에 대해 '해도 좋고 하지 않아도 좋다'라고 생각하...
    Date2015.02.21
    Read More
  9. 다음달 분양물량 연중 최대 규모

    다음달 분양물량 연중 최대 규모 올해 3월부터 청약제도가 확 달라지는 가운데 다음달 분양물량이 5만가구를 넘어서는 등 연중 최대 규모가 쏟아질 전망이다. 특히 상반기에 올 한 해 예정물량의 60%를 넘어서는 등 공급물량이 집중될 것으로 예상돼 내집마련 ...
    Date2015.02.21
    Read More
  10. 새누리당, 북한인권법 제정 촉구

    새누리당, 북한인권법 제정 촉구 새누리당은 20일 북한 외무성이 전날 대변인 담화를 통해 지난 17일 미국 워싱턴에서 유엔북한인권조사위 보고서 발표 1년을 기념하는 토론회가 개최된 데 대해 '초강경대응으로 끝까지 짓부셔버릴 것'이라고 밝힌 것과 관련, ...
    Date2015.02.21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539 540 541 542 543 ... 965 Next
/ 9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