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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고려인 한글교실 연 김준태 권익위 조사관

posted Apr 07,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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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인 한글교육 나선 김준태 권익위 조사관
고려인 한글교육 나선 김준태 권익위 조사관
(서울=연합뉴스) 양정우 기자 = 김준태 국민권익위원회 조사관은 매주 토요일 서울 광희동 주민센터에서 주말 한글교실을 열어 고려인 동포들에게 한글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사진은 한글교실 앞에 선 김 조사관. 2014.4.7 <<재외동포부 기사참고>> eddie@yna.co.kr
 

'러시아타운' 광희동 주민센터서 주말 한글학교 운영

"고려인 동포 배움 열기 높아…자원봉사 교사 지원 절실"

 

(서울=연합뉴스) 양정우 기자 = "고국에 온 고려인들이 한국어를 하지 못해 힘들어하더라고요. 작은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에 주말 한글학교를 시작했지요."

 

국민권익위원회에서 조사관으로 일하는 김준태(50) 씨는 매주 토요일 아침이면 서울 중구 광희동 주민센터로 향한다.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주말 한국어 교실'을 열기 위해서다.

 

오전 10시면 교실을 찾아오는 고려인 동포들을 맞이하기 시작해 한글 초·중급 9개 반 수업이 끝나는 시간은 오후 4시 30분.

 

수업을 진행하기에 공간이 협소한 탓에 주민센터 3층과 5층에 마련된 수업 공간을 부지런히 돌아다니다 보면 주말 하루가 훌쩍 가버린다.

 

지난달 초 문을 연 한글학교에 우리말을 배우려는 고려인 동포들이 몰리면서 학생 수가 불과 한 달여 만에 60명에서 90여 명으로 늘어났다.

 

광희동 주민센터가 고려인들의 왕래가 잦은 '러시아타운'에 있어 김씨가 연 주말 한글학교는 '우리말'이 고픈 동포들의 한글 배움터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20년 이상을 출입국관리사무소, 통계청, 권익위에서 보낸 김씨가 고려인 동포들의 한글 교육에 관심을 두게 된 건 한 토론회 자리에서 비롯됐다.

 

7일 전화로 인터뷰를 요청하자 김씨는 지난해 겨울 지인의 초청을 받아 국내 고려인 정착 지원을 위한 민관토론회에 참석했을 때를 떠올렸다.

 

이 자리에서 고국으로 건너온 고려인들이 한국어를 제대로 구사하지 못한다는 이유만으로 겪는 어려움이 너무도 크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했다.

 

같은 동포인 조선족은 대부분 한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하지만 고려인들은 강제이주와 구소련 해체 등 굴곡 많았던 역사 탓에 고국의 말을 잃었고, 이는 고려인들이 국내에 정착하는 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게 김씨의 생각이다.

 

"한글공부에 한국문화 체험까지"
(서울=연합뉴스) 양정우 기자 = 김준태 국민권익위원회 조사관이 서울 광희동 주민센터에 연 주말 한글교실에서 공부하는 고려인 동포들이 지난달 1일 3·1절을 맞아 세종대왕상을 찾았다. 2014.4.7 <<재외동포부 기사참고>> eddie@yna.co.kr
 

"고려인들은 러시아어만 구사할 뿐 한국어는 잘 몰라요. 그러다 보니 한국에 온 고려인들은 번듯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생활 자체가 아주 힘들다고 하더라고요. 이런 실정을 우연히 알게 됐지요. 이제 한글 교육을 시작한 지 한 달, 학생이 참 많이 늘었습니다"

 

정부가 지원하는 한국어 교실이 있기는 하지만 보통 평일에 수업이 많아 밤늦게까지 일하는 동포들로서는 수업에 참석하기 어려운 현실에 주목했다.

 

그가 평일이 아닌 주말에 한글학교를 열기로 한 이유다.

 

2월 초부터 한글을 가르칠 자원봉사자를 모집했고, 한글 수업을 희망하는 고려인 동포들이 너도나도 신청서를 내면서 광희동 주말 한글학교는 준비를 시작한 지 불과 한 달 만에 문을 열게 됐다.

 

그는 고려인 한글교육에 공감하며 수업 공간을 내 준 광희동 주민센터와 교육과정 전반을 지원한 고려인 지원 단체 '너머'의 역할이 컸다며 고마워했다.

 

김씨가 고려인 한글교실을 열기로 마음을 먹게 된 배경은 또하나 있다. 공무원으로 직장 생활을 하다 2년 반 동안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종합대에서 유학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김씨는 공휴일이 겹치는 토요일이면 수업에 참여하는 고려인 동포들과 함께 한국 문화를 맛볼 수 있는 곳을 간다. 3·1절인 지난달 1일에는 경찰박물관을 둘러봤고, 광화문에 있는 세종대왕상 앞에서 학생들과 기념촬영을 했다.

 

한글 교육도 좋지만 문화를 알아가는 것만큼 중요한 것도 없기 때문.

 

김씨는 한글학교가 지속적으로 운영되려면 한글 수업에 나서는 자원봉사자들에게 마땅한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는 생각도 털어놨다. 한글 교육과 관련된 비용 부담을 자원봉사자들에게만 맡겨놓을 수는 없다는 것이다.

 

"한글 교육을 체계적으로 하려다 보니 생각보다 학생 지도와 교안 작성에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어가요. 봉사 선생님들에게 미안하기도 합니다. 가능하다면 봉사 선생님들이 교재비나 교통비 등 실비만이라도 지원받을 방법을 알아보고 있습니다."

 

김씨는 권익위에서 국내 거주 외국인들의 고충을 처리하는 업무를 맡고 있으며, 동포 지원단체인 동북아평화연대 회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eddie@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4/04/07 08:01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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