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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모국 연수 참가한 우즈베크 고려인 교수>

posted Jul 03,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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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타찌야나 씨 "한국의 모든 것 가르쳐주고 싶어"

 

 

(용인=연합뉴스) 조민정 기자 = "한국 사람은 적극적인 데다 공부에도 열심이에요. 어릴 땐 한인으로서의 정체성에 별 관심을 두지 않고 살았는데 한국 사람의 진면목을 본 뒤 전공을 바꿨고 인생이 완전히 달라졌어요."

 

김 타찌야나(37·여) 우즈베키스탄 동방대학교 한국학과 교수는 재외동포재단 주최로 5주간 진행되는 한국어 교사 연수에 참석하기 위해 2007년에 이어 두 번째로 한국을 찾았다.

 

지난 2003년부터 10년째 대학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는 그가 두 번씩이나 한국어를 배우러 온 까닭은 뭘까.

 

3일 한국외국어대 용인캠퍼스에서 열린 입교식에서 만난 그는 한껏 들뜬 얼굴로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지만 결국은 한국 사회, 정치, 문화를 전하는 역할을 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대답했다.

 

그가 재직 중인 동방대 한국학과에는 한국경제 전공, 한국어 전공, 한국철학 전공 등 세부 전공이 있다. 한국어 수업을 듣는 학생만 370여 명. 고려인의 비율은 30% 정도이고 나머지는 한국 피가 섞이지 않은 우즈베키스탄인들이다.

 

"'겨울연가', '마이 걸', '꽃보다 남자' 같은 한국 TV드라마들이 크게 히트하면서 한국을 좋아하는 젊은이가 많아졌어요. 어떤 학생들은 방학 때도 고향에 돌아가지 않고 공부를 하고, 한국말을 한마디라도 더 하려고 길 가는 한국 사람들을 붙잡아요. 그러니 어떻게 제가 더 열심히 하지 않을 수 있겠어요?"

 

고려인 4세로 대학에서 2년 동안 러시아어를 전공하며 영어, 한국어를 부전공으로 하던 그는 한국학과가 생겼다는 말을 듣고 곧바로 전과를 했다.

 

당시 그는 한국국제협력단(KOICA)에서 파견돼 온 한국인 교수에게 크게 감동했다. 열정적으로 강의하는 것은 물론 수업이 끝나고서도 인생 상담을 해주고, 잘못한 일에는 호되게 야단을 치기도 했다. 친언니 같았고 때때로 부모님 같기도 했다.

 

교수가 된 후에야 학생에게 그렇게 애정을 쏟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알았다는 그는 수업을 잘 따라오지 못하는 학생을 수업에 참여시키기 위해 당시 그 교수처럼 자신의 주머니를 털어 상품을 준비한다.

 

다른 교수들과 함께 우즈베크어로 된 교재, 사전, 어휘책 등도 꾸준히 펴내고 있다.

 

학생들에게 동기를 부여하기 위해 한국 사회와 경제에 대한 정보를 시시각각 업데이트하는 일도 중요하다.

 

"2007년에 한국에 와서 현대자동차·포스코 공장을 둘러봤어요. 한국에 대해 공부하지만, 한국에 와볼 기회가 적은 학생들에게 그렇게 직접 보고 겪은 일을 이야기해주면 굉장히 좋아해요. 외국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는 사람은 시야가 좁으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한국어뿐 아니라 한국에 관한 모든 분야를 알고 있어야 한국어를 포함한 한국을 전할 수 있으니까요."

 

조부모가 일찍 돌아가시는 바람에 조상이 어떻게 한국을 떠나 우즈베키스탄에 오게 됐는지 자세히 알지는 못한다는 그는 "어렸을 때는 사실 한국에 대한 관심이 별로 없었는데 1988년 서울올림픽을 보고 한국이 크게 발전한 나라라는 걸 알게 됐고 조금씩 한국에 가까워지게 됐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한국의 모든 분야를 많이 배워서 제자들에게 알려주고 싶고, 내가 한국 사람에게 감명받았던 것처럼 제자들에게 감명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누가 그러더군요. 한국이 강하면 누구도 고려인을 모욕할 수 없을 것이라고. 한국이 잘 있어줘서 기쁘고 고맙습니다. 저도 우즈베키스탄에서 한국을 알리며 응원하겠습니다."

 

 

chomj@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7/03 15:23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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