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소득, 환율 덕봤다.

지난해 한국의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2만8000달러를 넘어섰다. 다만 국내총생산(GDP) 기준 실질 성장률은 3.3%에 그쳤다. 1인당 국민소득의 증가에는 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의 환율이 3.8% 하락한 영향이 적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2014년 국민계정 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1인당 GNI는2만8180달러(2968만원)로 전년(2만6179달러)보다 2001달러(7.6%) 늘었다.

2007년 2만달러 선에 진입한 1인당 국민소득은 글로벌 금융위기 때 1만달러대로 떨어졌다가 2011년 2만4302달러, 2012년 2만4696달러 등으로 증가해왔다. ‘국민의 주머니’ 사정과 가장 밀접한 지표인 1인당 가계총처분가능소득(PGDI)은 1만5786달러로 전년(1만4704달러)보다 1081달러 늘었다. 지난해 소득 증가폭이 커진 데에는 원ㆍ달러 환율이 연평균 3.8% 떨어진 영향도 컸다.

실질 GNI 증가율은 전년보다 3.8% 증가하는 데 그쳤다. 실질 GNI는 물가 등을 감안한 국민소득의 실질 구매력을 나타내는 지표로, 이 수치가 늘어난 것은 지난해 교역조건이 나아져 실질 무역손실규모가 2013년보다 줄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GDP 기준 성장률은 3.3%로 더 낮았다. 명목 GDP는 1천485조1천억원으로 전년보다 3.9% 늘었다. 전분기 대비 분기 실질 성장률은 작년 1분기 1.1%에서 2분기 0.5%, 3분기 0.8%에 이어 4분기에는 0.3%로 뚝 떨어졌다. 4분기 성장률은 속보치(0.4%)보다도 조금 낮아졌다.

산업별로는 연간 GDP 증가율(실질 기준)을 보면 건설업은 0.6%에 그쳐 전년(3.0%)보다 크게 둔화됐다. 제조업은 2013년 3.6%에서 지난해 4.0%로 성장세가 확대됐고 서비스업(2.9%→3.1%)도 확대됐다. 지난해 민간소비는 1.8% 늘어 전년(1.9%)보다 둔화됐다. 재화와 서비스의 수출도 증가세가 전년 4.3%에서 지난해 2.8%로 낮아졌다. 다만, 2013년 마이너스 성장(-0.8%)했던 설비투자는 지난해는 5.8% 증가해 호전됐다.

권맑은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