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성서호 기자 = 친정팀인 남자프로배구 현대캐피탈로 복귀하는 김호철(58) 감독이 다가올 시즌에서 벌어질 '감독 삼국지'에서 화끈한 배구로 '천하 통일'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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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호철 감독.(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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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감독은 9일 연합뉴스의 보도전문채널 뉴스Y와의 인터뷰에 출연해 "친정팀에 돌아와 설레는 한편 부담스럽기도 하다"며 "하지만 앞으로 더 공격적이고 화려한 배구를 펼쳐보일 생각"이라며 정상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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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부터 8년 동안 현대캐피탈의 사령탑을 맡은 김 감독은 2006∼2007년 삼성화재를 무너뜨리며 2년 연속 우승을 이끌어 남자 배구의 '양강 구도'를 확립했다.
이후 매번 삼성화재의 벽 앞에 좌절한 끝에 2011년 5월 팀을 떠났지만 지난해 하위권을 머물던 드림식스(우리카드로 인수)를 맡아 돌풍을 일으킨 덕에 현대캐피탈의 러브콜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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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감독은 "현대캐피탈이 감독직을 제안하면서 팀의 비전을 밝히더라"며 "그 비전과 내가 생각하는 게 들어맞아 돌아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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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취임 일성으로 '정상 복귀'를 외친 김 감독이 맞이할 다음 시즌은 절대로 만만치만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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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수'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에, 한때 환상의 콤비이던 강만수 감독까지 우리카드 사령탑으로 복귀해 '감독 삼국지'를 이루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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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신 감독이 프로배구 챔피언결정전 6연패의 신화를 쓴 명장인 데다 강 감독도 우리카드를 맡으며 김호철·신치용 두 감독을 반드시 뛰어넘겠다고 선전포고를 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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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감독은 "강 감독이 나를 높이 평가해주는 것 같다"며 겸연쩍게 웃더니 "모두 친한 동료인 건 사실이지만 경기에 들어가면 적장일 뿐, 각자 팀을 어떻게 이끌어가는지가 중요하다"고 '지도력 대결'을 피하지 않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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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부터 팀에 합류한 김 감독은 이번 주 들어 본격적으로 선수들을 지도했다.
천재 세터로서 이름을 날린 그에게 현대캐피탈은 아직 100% 완성되지 않은 팀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특유의 '승부사' 기질로 팀을 이끈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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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감독은 "선수 구성이 잘 안 된 상태"라며 "생각보다는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지만 지금 선수들을 최대한 활용할 것"이라고 눈을 빛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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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세터 최태웅, 권영민이 팀에 그대로 남기로 했다"며 "더구나 현대캐피탈은 '과연'이라는 말을 붙일 정도로 저력이 있는 팀"이라고 말해 팀 운영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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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감독은 큰 몸짓과 날카로운 꾸중으로 선수들을 다그친다고 해 '호통 김호철'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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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호통 감독이라는 건 사실 맘에 들지 않는다"며 "지략가나 스케일이 큰 감독이라는 소리를 듣고 싶다"고 말해 올 시즌 지도자로서의 활약에 대해 기대감을 키웠다.
그러면서 "선수들의 역량에 한계를 두지 않는다는 게 감독으로서의 소신"이라며 "희생과 협동, 인내를 강조하며 선수들이 역량을 마음껏 키울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부언했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5/09 15:00 송고